신변잡기2018. 8. 22. 08:33

미국 여행,

천사의 도시 로스앤젤레스



다음 달이면 1년이 다 되어가는 미국여행이,
아직도 어제인 것처럼 기억이 선명하다.

로스앤젤레스의 마약같은 날씨와 광활했던 태평양 때문에,
또 스카이스캐너를 켜서 로스앤젤레스 비행편을 알아본다.

싸게 다녀오면 70만원에도 왕복이 가능하다.
작년에도 아마 10% 청구할인해서 67만원이었나?
운이 좋다면, 아시아나 A380 2층자리까지 앉을 수 있다.

작년에 5박 6일 동안 못하고 온 것들이 많아서,
이번에 로스앤젤레스에 가면 하고 싶은 것들.

* 태평양(베니스비치)에서 서핑하기
* LACMA에서 페인팅 수업 듣고 내 작품 그려오기
* 로스앤젤레스 강에서 Film Maker와 영상클립 찍기
* 전담 포토와 숨겨진 스팟에서 사진 찍기
* 스테이플즈센터에서 LA레이커스 경기 관람
* 대학(UCLA, USC) 풋볼 또는 프로 풋볼 경기 관람
* 아트디스트릭트와 다운타운 돌아보기
* 조슈아 국립공원 나이트 투어
* 퍼시픽하이웨이 (1번 국도) 타고 샌프란시스코가기
* 머스탱 컨버터블 빨간색 또는 노란색으로 렌트하기
* 샌디에고 갔다가 티후아나 넘어가서 멕시코 먹방
* 누군가와 함께 디즈니랜드 다녀오기

적어놓고 보니, 작년에 갔을 때 갔던 곳들과 조금 다르긴 하다.


일정과 동선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스케쥴이 맞아야 할 수 있는 아이템들도 여러가지 있고...



나 요즘 스트레스 받는다.




대략 2주 전부터인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한동안 스트레스 없이 시간을 보내왔는데,

어디서 무슨 일 때문에 데미지를 먹었는지,

마음에 상처가 생긴 것 같다.


시간이 지날 수록 내가 가질 수 있는 트로피들이 멀어지거나,

그 난이도가 높아져가는 것을 주변 사례를 통해서 느낀다.

젊음의 감가상각의 값이 체감되는 요즘이다.



나쁜 관심이 무관심보다 났다


사람들 어그로 끌고 저격해서 인지도를 얻는 것이,

쉽게 뜰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인 것 같다.


물론, 나쁜 관심에서 비롯된 욕과 질타, 비난 등을

모두 반박하거나 아니면 무시하고, 아니면 이겨내야하지만.


그럼으로써 얻게되는 보상은,

아마 인지도 상승? 선호도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나쁜 관심이 무관심보다 났다. 강용석의 박원순 저격을 봐도.





Posted by Hoil Kwon
신변잡기2018. 8. 14. 03:48

2018년 여름, 방구석 영화제 - 일본


갑작스레,

일본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7월 말 부터인가,

훗카이도부터 시작해서,

오키나와까지 일본을 종단하는 여행을 계획하고,


시네마 레시피라는 책을 보고,

일본 영화들이 마음에 들어서,

10편의 일본 영화들을 정주행했다.


음식도 부타동, 오니기리, 돈카츠, 치킨가라아게 등

일본 음식들을 만들어 먹었고,

아직 오차즈케와 일본 카레를 비롯한,

지워지지 않은 음식 리스트가 남아있다.


영화를 보다보니,

일본어들을 어느 정도 알아들어보고자,

버킷리스트에 적혀있던 일본어 공부하기를,

드디어 실행에 옮기기로 했고,


학습보다는 영화를 보며 습득하는 방식으로,

일본어 표현들과 단어들을 알아가다보니,

어느 덧 한글자막과 함께면,

대략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아듣게 됐다.


<남극의 쉐프>

<카모메 식당>

<바닷마을 다이어리>

<하와이언 레시피>

<우리의 계절은>

<목소리의 형태>

<언어의 정원>

<러브레터>

<달팽이식당>

<녹차의 맛>


남극의 쉐프 때문에 치킨가라아게를 먹고,

카모메식당 때문에 오니기리를 먹고,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보며,

가족이 그리워졌고,

하와이언 레시피를 보며,

아름다운 하와이의 풍경을 감상했고,

우리의 계절은을 보며,

그저 미펀이 먹고싶어졌고,

목소리의 형태를 보며,

누군가에게 용서를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생각해보고,

언어의 정원을 보며,

폭발하는 10대의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러브레터를 보며,

나는 지금 누구를 그리워하고 있는지 떠올려보고,

달팽이식당을 보며,

가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조금 더 정리해보고,

녹차의 맛을 보며,

신박한 영화의 스타일을 알게됐다.


2018년의 여름은,

그렇게 흘러흘러흘러흘러 어느 덧 광복절이 코앞이다.



오겡키데스카, 보쿠와 겡키데스.


잘 지내고 있겠지.


소식조차 알 수 없는 사람.

잘 지내고 있으리라고,

믿어야지.


벌써 2년이 흘렀고,

잊지 못하는게,

미련해보이기도 하지만,



그냥.


가끔보다 더 빈번하지만,

매일은 아닌 정도로,

그 사람을 생각하고 떠올리게 된 것은,


아직은 이별하고 보낸 시간보다,

만났던 시간이 더 길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어디서든, 행복하고, 건강하렴.

보쿠에와 겡키데스!




Posted by Hoil Kwon
신변잡기2018. 8. 8. 02:24

투팍에게는 슈그나이트가 있었다.


투팍이 감옥에 갇혀있을 당시,

그의 보석금을 대신 내주고,

데스로우 레코드로 투팍을 데려간 것은,

슈그나이트였다.


어제는 개츠비 같은 사람을 만났다.

무엇을 하는 분인지 명함을 받지 않아,

정확하게 파악은 하지 못했는데,


대략적으로 얘기를 통해 들은 것들은,

사업을 여러 번 해오셨고,


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돈이 되는 것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상인의 기질이 출중하신 분 같았다.


거리에서 나고자라,

위험과 기회를 본능적으로 파악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내 블로그 글을 보고,

인스타그램을 찾아내셔서,

DM을 통해 연락을 하시고,


약속을 잡은 당일,

컨디션이 안좋아서 안나가려고 했었는데,

집요하게 계속 연락을 주시던 행동에서,


한 편으로는 성격이 급하시고,

실행력은 화끈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 분 손목에는,

롤렉스 서브마리너가 번쩍이고 있었고,

이레즈미 장르로 추정되는 타투가,

짧은 반팔 소매 밖으로 1인치 정도 삐져나와 있었다.


딱 봐도, 돈이 많은 사람의 인상을 풍겼고,

옆에 있으면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


한 편으로는 한 번도 같이 일해본 적 없는 유형의 사람이라,

두려움과 의구심이 들게 하는 사람의 유형이었다.


어쨋든, 그 분께서는 그 자리에서,

화끈하게 나에게 제안을 하나 하셨고,


나는 잃을 것도 없는 상황이라,

그렇게 오래 주저하지 않고 승낙했다.


그런데 집에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그쪽 분야에 관심을 끈지 50일이 넘어가고,


다시 딥다이빙을 하려니,

의구심만 자꾸 커져가는 느낌이 든다.


다음 번에 다시 만나면,

명함이라도 하나 받고,

사무실도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다.



실행이라는 덕목


내가 중요시 하는 가치 중에,

실행이라는 것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섬세하고 정밀하게 스나이퍼의 마인드로,

한 발 한 발을 적의 이마에 꽂아넣는,

그런 태도를 갖고 최근 몇 년을 살아왔고,


그러다보니,

각이 나오지 않으면 괜히 쐈다가 내 위치만 들키고,

위험해지는 일은 꺼려했다.


"이거 하면 돈 벌 것 같다"

"이런 아이템 있으면 잘 될 것 같다"

"어디가서 한 번 이거 팔아볼까?"


라는 말은,


아는 형들을 만나서 수도 없이 많이 했고,

그 와중에 실행까지 이어진 아이템은,

거의 없다.


그러나 최근 주위에 크게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은 어릴 적부터, 재단을 열심히 하기 보다는,

나가서 시장의 피드백을 받는 것을 여러번 반복해왔다.


그렇게 돈이 벌고 싶다면,

무더운 날 야구장 앞에서 얼음물이라도 팔아보시던가,

졸업식 날 학교 앞에서 꽃다발이라도 팔아보시던가,


손주은 대표의 첫 사업은, 메가스터디가 아니고,

(물론 고액과외로 학생 때부터 개인사업자에 준하는 돈을 버셨지만)

처자식이 있고, 통장에 2만원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친구, 후배들 불러다가,

찬바람 부는 추운 서울대 졸업식날,

커피를 판 것이었다.



면접 실패! 취업은 (못)안한다.


면접에서 탈락했다.

살면서 면접을 봐본 적이 몇 번 없었지만,

채용 면접에서는 유난히 나는 고배를 마신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조직 내에서 잘 어울리며,

얌전히 성실하게 자기 역할을 잘 해주는 그런 사람이 아니고,


평지풍파를 일으키며,

시스템의 변화를 주도하는 유형의 사람이라,

(물론 자기의 역할은 다 하면서)


그런 모습이 내 레쥬메를 봐도,

여기저기서 묻어 나오고,

(근데 채용담당자들 이력서 꼼꼼히 안보는 듯)


면접에서도 딱히 난,

"나 안뽑으면 너가 손해야"

태도를 고수하기 때문에,


어려운 질문에도 상황을 면피하기 위한 답변은 하지 않고,

그저 내 생각에 솔직한 정수를 둔다.


그리고 난 PT울렁증 같은 것이 있는데,

면접도 1:1이 아닌 다수와 함께하면,

괜한 긴장도 되고, 내 모습이 충분히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내 생각을 천천히 글로 써내려갈 때,

다방면으로 뿜어지는 내 정리된 생각들이,

논리정연하게 나타나고,


여러 명의 창업자 분들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써 만났을 때,

내 엣지있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많고,


내 글만 보고도 내가 도무지 누구인지 궁금해서,

다짜고짜 "그런데 뭐하시는 분이세요?" 라고 하는,

중소기업 대표님들의 전화도,

여러번 받아봤다.


그러고 보면,

직원을 뽑는 인터뷰인데,

사업파트너의 태도로 가니까,

내 모습이 안나오는게 당연하다.



가게를 하고 싶지만,

가게와 같이 늙어가는 것은 원하지 않아.


요즘 가게를 하고 싶다는 의욕이 있다. 아마, 골목식당을 보고 불이 붙은 것 같다. 평소 요리에 관심은 있었는데, 점점 국가별 요리를 깊게 파들어가고 있다. 내가 가게들을 평가하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그 기준이 깐깐해지고, 그것을 무기 삼아, 남들보다 훨씬 세심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감이 무의식에 있다.


문제는 가게의 수익성이다. 백종원이 식당경영과 관련된 책에서 말했듯, 가게해서 버는 돈은 '사장의 인건비+은행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투자금에 대한 수익률' 이다. 사장 인건비 300만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문제는 후자다. 은행이자보다 조금 높은 수익률. 10%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까? 1억을 투자했을 때 연 1,000만원의 이익. 고작...?


투입된 금액이 잔고에 다시 현금으로 고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가게와 함께 늙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내 마음은 너무 급하다. 백종원, 열정도, 홍석천, 장진우 등 여러 레스토랑프러너(Restraunt+Entrepreneur)들이 몇 년 걸려서 점포를 많이 늘렸는지는 모르겠으나, 10년을 했을 때 장진우처럼 최소한 '내 거리'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엔 임차보증금만 합쳐도 겐또를 때려보면 택도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어떻게 자금 조달을 했을까?


물론 방법은 있겠지. 하다보면, 또 귀인이 나타나고, 보증금은 2금융권 정도 수익률로 투자해주고, 그러다가 가게 장사도 잘되고 현금흐름이 더 늘어나다보면...? CNP라는 회사를 보면, 현재 가게들이 여러개고 연매출이 200억 정도 나오지만, 시작할 때는 보증금은 투자받아서 했고, 주류 대출로 인테리어를 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해서 못한다' 하기에는 반례가 너무 많은 것이다.



Posted by Hoil Kwon
신변잡기2018. 8. 5. 01:33

공백


무더운 여름날,

초열대야가 열대야로 바뀐 날.


낮잠을 자고 깨어나서,

한강을 내려다보며 담배를 피다가,


이러다가 1년이 지나가고,

나의 삼십세는 공백으로 남을 것 같다는

또렷한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마치,

하루키가 2루타를 치는 것을 보고,

소설을 쓸 수 있다고 느낀 것과 같았다.




황량한 서울


초저녁 낮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나 지금 한국에서 뭐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지금 당장 떠나야 하는 것일까?


딱히, 충성을 다해야 하는 미인도 없고,

딱히, 영혼을 바쳐야하는 소속된 곳도 없고,

딱히, 열정을 쏟고 싶은 업도 없다.


매일 스카이스캐너를 뒤져가며,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있지만,


7말 8초 초성수기 휴가철인지라,

비행기값이나 숙박비가 매우 비싼 편이다.


나처럼 시간 여유가 많은 사람으로써,

휴가철은 어디 떠나기도 돈 아까운 시기다.


다들 일터로 돌아가란말이야...

"GO BACK TO WORK!!!"




목적지의 장단점 그리고 여행작가.


내가 제일 사랑한 도시,

로스앤젤레스와 방콕.


그리고 요즘 내 구미를 당기는 섬 2곳.

아이슬란드와 북해도.


그러나,


로스앤젤레스는 가면 렌트를 해야하고,

방콕은 이미 여러번 다녀왔고,

레야키비크는 한 번 경유를 해야하고,

북해도는 생각보다 심심해보이는 섬이라,


어디로 떠나야 할지, 결정이 어렵다.

발리나 하와이 등 휴양지를 가자니,

혼자 가기에 좋은 곳은 아닌 것 같고...


어디로 떠나고 싶은 것일까?


차라리, 알래스카나 타히티, 이스라엘, 알제리 등.

관광지로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 곳을 가보고,

그런 곳들이 점차 쌓이고 쌓이면...


70개국을 돌아봤다는 이병률 작가처럼,

여행 에세이를 쓰며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애매모호한 생각.


역시, 여행처럼 남들 다 좋아하는 것으로 덕업일치 하려면,

그 분야에서 압도적 차이를 만들어내야 한다.


70개국이 왠말인가.

전 세계 200개 가까운 국가 중에,

삼분의 일 정도.


실질적으로 정치적 불안정,

또는 가봤자 의미없을 것 같은,

서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 같은 곳을 제외하고,


여러 대서양, 남태평양 섬나라들 제외하면,

모든 대륙 구석구석을 다 가봤다는 말이다.


인도에서 승려가 모는 오토바이를 타고,

어디로 데려가는지도 모르고 뒤에 탑승해서 가보기도 하고,

아프리카에서 풍토병, 티베트에서 고산병으로 고생하고,

이스라엘에서 권총강도 정도 만나보고,

브라질에서 강도 몇 번 만날 위험을 무릎써야,


"제 직업은 여행작가이자, 여행유튜버입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아니야. 틀렸어.


몇 개국을 가든,

여행 에세이 한 권을 쓰면, 여행 작가고,

여행 영상 하나 유튜브에 업로드하면,

그 순간부터 여행 유튜버다.




반포지구 치맥


오늘따라 갑작스레,

선선한 바람이 분다.


아직 한여름의 중턱이지만, 

초저녁에 잠을 잘 수 있는 날씨고,


이번 주 내내 39도 가까이 올라가던 기온이

35도 정도가 되었을 뿐인데,

전반적인 삶의 질이 상향 시프트가 되는 듯 하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여름 저녁은 언제나 좋고,

머리가 띵한 정도의 차가운 맥주와 바삭한 튀김옷을 입은 치킨을 뜯고,


그리고 한강 건너 용산에서 심야영화 한 편 때리고,

부지런히 심야버스 타고 집에돌아오기 딱 좋은 타이밍이다.


근데 올해 박스오피스는,

버닝을 제외하고, 마음에 드는 영화가 딱히 없다.




텐동


지난 주부터 텐동이 먹고싶다.

구성은 온센다마고, 가지튀김, 꽈리고추, 새우튀김 정도로,


눈꽃 같은 튀김 옷이 묻은,

정통 일본식 굵은 젓가락으로 소담스럽게 담아낸 텐동 한 그릇,


정통 일식은 언제나 정갈하고,

1만원 대에서 한끼 식사를 해결하기에 딱 좋은 것.


을지로 주변의 많은 노포와 30년 이상 된 맛집들,

밍밍한 듯, 심심한 맛의 육수에 빠진,

100% 순도 높은 메밀면의 평양냉면.

그리고 아직 겪어보지 않은 함흥냉면도 먹고싶다.


그리고 코르타도를 잘 뽑아내는,

커피 잘하는 로스터리 카페에 가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며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수다를 좀 나누다가, 뉘엇뉘엇 해가 지고, 저녁이 되면 와인집으로 간다.


와인집에 가서는,

적당한 깊은 맛이 나고, 향이 풍부하며, 밸런스가 잘 잡히고,

드라이한 미국 와인과 함께, 멜론과 하몽을 시켜서,


귀를 간지럽히는 리믹스된 음악이 나오는 곳에서,

투명한 와인잔이 부딪히는 진동을 느끼며, 향을 느끼고 싶다.


요즘은 내 책상 위에는...


홋카이도와 도쿄 여행가이드북이 있고,

도쿄 현지인이 작성한 도쿄 카페 책자가 있고,

황금수저를 들고 맛집들을 기록한 셰프의 맛집책이 있고,

와인에 대한 정보들을 기록한 와인책이 있고,

백종원이 쓴 식당 경영 노하우 책이 있고,

있고, 있고...




나, 다시 가게하고 싶어요.


내가 최근에 가장 즐겨보는 방송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다.


조보아씨가 너무 귀엽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백종원씨의 식당경영 노하우를 보며,

애매한 식당 사장님들이 교정되어 가는 모습,


그리고 어쩌면 나도 식당경영을 하고 싶다는 카타르시스.


내가 가게를 차릴 정도의 현금이 몇 천만원 생긴다면,

2가지 정도의 가게를 하고 싶다.


하나는, 와인, 위스키, 브랜디, 칵테일 등 술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Bar

- 미인과 데이트 코스에서 저녁식사 마치고 마지막에 데려가고 싶은 Bar

- 약속이 펑크난 주말 저녁에 혼자 들릴 수 있는 Bar

- 청담동에 있는 여러 클래식, 스피키지 Bar들이나, 거기서 조금 더 캐쥬얼한 Lounge느낌이 나는 정도.

- 쩌는 분위기와 가성비를 무시하는 가격이 핵심. 때로는 주말에는 커버차지까지 받을 수준의 하이엔드.

- 퍼스트클래스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불편하지는 않게...?


두번째는, 이탈리안과 프렌치 + 쓰촨과 광둥 때로는 일식을 퓨전한, 동서양 퓨전요리를 판매하는 집

- 음... 적어놓고 보니, 웨스턴과 오리엔탈 어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너무 욕심이 많은거 아닌가 싶다.

- 마렘마, 쿠촐로, 오르조, 렁팡스, 그랑씨엘 같은, 코스말고 단품요리파는 웨스턴 음식 전문점.

- 거기에 때로는 트렌디한 마라롱샤를 팔기도 하는, 흑석동 바야흐로 같은?

- 다시 생각해봐도, 어느 하나 제대로 못하겠다. 이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이순신 마인드


20년 가까이 된 친구가 있다.

삼수해서 서울교대를 졸업하고,

군대에 가기 전에 평생을 함께 할 것 같은,

여자친구의 고향 전라도에서 임용고시를 한 번 합격하고,


그리고 인생 너무 만만하게 본 것 아니냐는 듯 헤어지고.


군대에서 다시 공부해서 서울에서 임용을 또 합격하고,

발령이 나지 않아, 계약직 교사를 하면서 발령대기 중인...


마이너스 통장을 뚫어서 비트코인을 실컷 하다가,

쌩빚 (순자산) -3,000만원까지 기록하고,


이순신 마인드로, 필사즉생! 을 각오하며,

카드론을 땡겨서, 순자산을 전부 회복하고,

그동안 잃어버렸던 시드를 다시 회복했다.


그러고보니... 나도...


"전하, 신에게는 아직 마지막 시드 1,000만원이 남아있사옵니다..."


울돌목의 왜구처럼 달려들다가, 지난 번에 처발렸지만...

이번에는 원하는 때에, 원하는 곳에서 싸워서 승리하리라!

(비트코인 USD $7,000 간당간당하다, 과연 오늘을 넘길 것인가?)

Posted by Hoil Kwon
신변잡기2018. 7. 31. 01:43

제2의 스타일난다


많은 사람들이

제2의 스타일난다가 되기를 바라는,

현실적 욕망이 가득해보인다.


경제신문은 비슷한 사례를 발굴하고 조명해서

꺼져가는 불씨에 기름을 붓고,


일부는 기사를 보고,

또 '누구 하나가 부르주아의 세상으로 떠났구나'하며

아쉬움과 상대적 박탈감의 감정을 뒤섞는다.


누군가는 상대적으로 부자고

대다수는 빈자다.


부자는 빈자들이 놀 때

과감히 리스크를 지고 무언가를 실행했고


빈자들은 그들이 무언가를 실행할 때,

남들과 비슷하게 쉬운 선택을 했거나,


아니면 운이 따라주지 않아,

잘 풀리지 못한 사람들이다.


부자나 빈자나 운이 7할을 작용하기 때문에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모두를 싸잡아 힐난할 수 없다.


Wrong Number


K는 숨이 막혔다.


면접이라니... 

K는 직장의 느낌을 잊은지 오래였다.


예술 관련 일을 하고싶어 했던 K였지만,

도착한 공간이 주는 느낌은 효율화, 최적화에 가까웠다.


눈썹이 짖고 의심이 많아보이며 꼬투리잡기 좋아하는 면접관은,

일관된 무관심을 보여줬고,


인사담당자는 계속해서 좋은 면접 프로세스 인상을 남기기 위해 노력했다.

면접자들의 리뷰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야기를 주도했던 푸근한 곰 같이 생긴 하얀 피부의 면접관은 편안함을 줬다.


K는 '붙는다고 하더라도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서 다시 일하고 회의하고 밥먹고 회식할 생각을 하니 현기증이 날 것만 같았다.

변화된 일상에 적응한다는 것은 현재 편안한 삶을 버려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마주앉은 그들 사이에 무미건조한 이야기가 오가며,

서로의 머리 속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들을 주고 받았지만,


주파수가 잘 잡히지 않는 지역에서 라디오를 튜닝하는 것처럼,

무언가가 자꾸 어긋나는 느낌이었다.



하고 싶은 것


그놈에 지겨운 말,

"좋아하는 일을 하세요"

예나지금이나 조언이랍시고 똑같이 하는 말.


'나도 분명 그런게 있겠지' 라는 생각에,

많은 경험을 위한 시도를 했다.


공부도 하고, 음악 동아리도 해보고,

알바도 다양하게 해봤으며, 회사도 다녔고,

어린 나이에 팀장도 해봤으며, 책도 많이 읽고,

연애도 많이 하고, 술도 많이 마셨고, 클럽과 나이트도 많이 갔다.


아시아, 유럽, 미국 등 비행기도 많이 타고 여행 다녀봤고,

내가 번 돈으로 일 안하고 돈 벌고 싶어서 가게도 차려보고,

화려하게 살아보고 싶어서 중형 독일차도 신차로 질러봤다.


이쁜 여자친구도 만나보고, 배경 좋은 여자애들도 만나보고, 공부잘하는 애도 만나봤다.

그리고 님들한테 말못할 일도 해봤다.


뭘 더 해보고, 더 놀아봐야 내가 하고 싶은게 찾아지는 것인가?


이것저것 더 해보면 딱! 이걸 해야겠다 하고 찾아질 줄 알았지만...


그저 포르쉐 911이 사고싶고,

서래마을에 단독주택 하나 사고싶고,

더 이쁘고 어린 여친, 더 많은 세계여행,

디브릿지에서 돔페리뇽 깔아놓고 생일파티나 해보고 싶어지더라.


이것저것 다 해봤으니 하면서 느꼇던 것들을 정리하고,

머리에 구멍이 뚫리도록 회고를 해봐도, 난 딱히 그런거 없다.


그냥 돈쓰고 노는게 좋다.


그나마 지금까지 안해본 것 중에 더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예술? 페인팅, 드로잉, 디제잉, 모델, 문학


그리고 돈 안되는 내 취향 드러내기 위한 가게 차리기.

...가만보면 난 빈지노가 되고 싶은 것 같기도하다.


Posted by Hoil Kwon
신변잡기2018. 7. 27. 23:56

사고


K는 역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는 동안 머리 속에 무언가 스치고 있었다.

'나 그동안 뭐한거지, J는 가끔이라도 내 생각 했을까'


한여름의 밤, 사람들은 분주하게 약속장소로 걸어갔다.

K는 뒤를 한 번 돌아보았지만, J는 움직이는 사람들 속으로 사라졌다.


K에게 갑자기 어떤 이유가 생긴 것 같았다.

누구를 지나가다 마주쳤을 때,

그 때보다 잘 지내고 있지 못한게 마음에 걸렸다.


J와 같은 지하철 호선을 타기 때문에,

K는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며 잠시 시간을 멈춰세웠다.


깜짝놀라 내려앉았던 마음 속에 그 사이 쓰라림이 자리잡고,

K는 줄담배를 피워대며 생각했다.

'살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네, J가 나를 보긴 했겠지? 말이라도 걸어볼 껄 그랬나'


"안녕? 오랜만이다"

"깜짝이야 여기서 이렇게 만날줄은 몰랐네"

"그러게. 나도 놀랬다. 잘 지냈어? 여전히 이쁘네"

"똑같지 뭐. 오빠도 뭐가 바뀐 것 같네"

"응. 요즘 여름이라. 그땐 겨울이었으니까"


...


"그래. 잘 지내고"

"응. 너도. 항상 건강하고"


K는 '그래 말을 걸어봤자 무슨 얘기나 더 했겠냐' 하며,

차라리 못본 척 지나친게 다행이라 생각했다.



Posted by Hoil Kwon
신변잡기2018. 7. 26. 08:57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그리고 에피퍼니 Epiphany



야구장에서 응원하던 팀의 타자가 2루타를 치는 순간,

'나도 소설을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을 직감했다는 하루키.


솔직히 개뻥아닙니까?


낭만적이기 위해 대략 흘려 적어낸 것이거나,

자기가 소설가가 된 이유를 낯낯이 밝히면,

작품과의 일관성이 떨어지기 떄문에 대충 둘러댄 말이겠지요?


곰곰이 학창시절부터 되새겨서 생각을 해보니,

자신은 음악과 책 읽는 것을 좋아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어휘력과 상상력, 섬세한 문체가 발달해서,

그래서 어쩌다보니 소설가가 되었다라는,


평범한 논리적 스토리는,

자신의 타입이 아니기 때문에 한 말.


그러니 왜 내게는 그런 에피퍼니의 순간이 없을까? 하는,

어설픈 자조는 날리지 않는 것으로 합시다.


에세이마저 자신의 소설적인 문체로 적어낸,

하루키의 의도적 패러프레이징일 뿐이니.




무엇인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는 것.



하루키가 말한,

소설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과 훈련, 자질 중


현상을 면밀히 관찰하고,

그에 대한 판단은 유보시키는 것.


관찰의 결과물들을 생각 서랍 속에,

차근차근히 담아두고,


인상깊지 않은 것은 자연도태 되도록 양생하고,

결실이 되어 맺힌 엑기스가,


시간이 지나 '소설을 써야겠다'는 의욕으로,

풍화되도록 숙성시키는 것.


난 무언가에 대해서 판단을 내리는 것을 좋아하긴 했는데,

(왜냐면 그게 명쾌하고, 똑똑하고, 이지적이어보이니까)


그것은 어느 정도 타인의 인식을 지배하게 되고,

내가 여러번 동일한 판단을 반복해서 듣게 되면,

그 사고에 갇히고,


그런 용도로 잠언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기에, 간단명료해서 효율적이고,

그래서 한 동안 여러 인용구와 클리셰들을 수집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런 불쾌한 감정, 속이 꿰뚫리는 것을 싫어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기를 원한다거나,

"너의 꼰대적 판단과 조언 따위는 필요없어" 라는 반응이,

되돌아오는 것을 크게 한 번 느낀 후로,

하지 않게 되었다.


그 후 나도 나에 대한 판단을 꽤나 싫어하는 태도를 갖게 됐고,

허락없이 판단과 조언을 일삼는 사람과는, 경계의 담을 쌓는다.




오리지널리티 Originality



오리지널. 진땡.


오래 전부터 랩퍼들은 Keep it real 이라는 말로,

오리지널리티를 추구해왔다.


한국 힙합은 미국 힙합을 베끼기 바쁘니,

국내에서는 딱히 오리지널이 몇 없다.


그 중에 나는 종종, '진땡이고 싶음'을 말한,

리듬파워 보이비 솔로 앨범 Night Vibe 수록곡 번호를 들으며,

'몸은 묶여 있지만 영혼만은 자유롭길' 원하는 느낌을 상기한다.



하루키는 하루키만의 스타일이 있고,

이센스는 이센스만의 스타일이 있다.


내 스타일은 많은 실험을 거쳐서,

여전히 개발도상 중인지가 벌써 15년 째인가?




Writer's Block



글감이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작가가 겪는 슬럼프 기간.

그냥 괜한 슬럼프와 관련된 단어이기 때문에,

기억해보려고 적어놓았는데...


잠깐 생각해보니,

슬럼프는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나,

커리어하이를 찍는 도중에 찾아오는 것이고,


나는 요즘 그 누구보다 열심히!

게으름피우고 있으니,

Writer's Block은 나에게는 오지 않을 것이다.


이센스 노래가 생각납니다.


E SENS - Writer's Block (Feat. Beenzino) Remix






동해바다와 곶 (Cape)



양양 낙산사에서, 동해바다가 보고싶다.

태평양으로 흐르고자 하는, 시퍼런 야심.


곶을 보러 가고 싶다.


오키나와 본섬 최북단 헤도곶

포르투갈 대륙의 최서단 로카곶

게다가 북해도 최북단 왓카나이.


끝에서 바다를 내려다보고 싶은 것은,

무슨 마음의 상태를 대변하는 것일까?

Posted by Hoil Kwon
신변잡기2018. 7. 24. 18:51

폭염


이른 거리는 아지랑이와 내뿜는 에어컨 실외기 바람,

집이 너무 더워서 밖에 나와 계신 동네 어르신,

노들밤나무아래 앉아 캔맥주와 막걸리를 비우고 계신다.


40도 가까이 되는 더위에, 굳이 더 묘사하자니,

더위가 더 전해지는 것만 같아서 하지 않을련다.


중국 서부 대탐험


과연 대중에게 잘 알려진 중국이란 어떤 모습일까?

중국 동부 도시의 대기오염,

어디를 가건 시끄럽게 떠드는 중국인들,


그러면서도, 홍콩, 상하이 등

국제금융의 중심지를 2곳이나 갖고 있는 중국,

라스베이거스를 능가하는 카지노 시장 규모의 마카오,

인구가 3,300만 명이 넘는 도시도 거느리고 있고,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도시가 수두룩한 중국.


열대몬순부터 한랭건조, 고산기후까지,

거의 모든 기후를 갖고 있으며, 그에 따른 와우하는 자연환경들까지.


중국 가이드북을 스캔하고나서,

실크로드와 티베트 등 중국 서부 대탐험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화염산이라고, 서유기의 배경이 되는 곳의 사진을 봤는데,

미국 데스밸리를 여행했던 경험이 떠올랐고,

미국보다 가까운 중국에도 이런 곳들이 있을꺼라고,

왜 생각을 못했었지;;;


요리


요즘의 관심사는, 여행과 요리.

아까 집에 오면서, 상당히 배고픈 마음으로,

토스트를 감싼 포장지를 벗기는 모습을 봤고,

벗겨서 한 입 크게 '으앙' 하고 베어무는데,

내가 다 배부르더라.


어제는 어쩌다 만들게 된,

팟끄라파오무쌉 (바질 대신 깻잎)을 해먹었고,


아침엔 꼬꼬뱅과 부르기뇽 등 프랑스 요리 영상을 보고,

중국 가이드북을 보며, 마라롱샤, 마라샹궈 등을 비롯한,

쓰촨요리를 보며, 이것도 먹고싶고, 저것도 먹고싶어졌다.


어제는 장을 보며, 이것저것 막 담았다.

원래 리스트를 갖고, 무슨 요리를 해야지 결심하고,

필요한 재료들을 사담는 스타일인데,


어제는 그냥,

재료가 집에 있으면 뭔가 창작요리라도 해먹지않을까,

하는 생각에... 가성비 좋다 싶은 재료들은 다 주워담았다.


덕분에 오늘은 부추를 곁들인 삼계탕이고,

내일은 순두부된장찌개랑, 가지덮밥 등을 먹을 것이고,

두반장 소스를 보고 뭔가 흥미로워서,

뭐라도 해먹겠지 하며, 주워담았다.


남아있는 펜네파스타를 처리하려고,

토마토소스도 하나 샀는데,

돼지고기 다짐육을 깜빡하고,

전부 다 볶아서 팟끄라파오무쌉을 만들어버렸다.


조금은 남겨서, 토마토스튜 같은 것을 해먹으려고했는데...

다짐육은 빨리 처리해야한다는 어떤 블로거의 리뷰를 봐서 급한 맘이 들었나보다.


일본종단여행


심심하고 할 것도 없어서,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는데,

여행과 관련된 것이 너무 많아서,

여행 리스트만 하나 따로 만들었다.


요즘은 시간이 넉넉하고 넘치니,

이럴 때 평소에 잘 갈 수 없는 긴 여행을 가고 싶어졌다.


그 중에서 북해도부터 오키나와까지가는 일본 종단,

그리고 유럽 3개월, 그리고 발리와 같은 휴양지 1달 살기 등.

몇 가지가 있었는데, 일본 종단이 가장 하고 싶었다.


도쿄와 오키나와는 가본적이 있고,

삿포로는 겨울에 꼭 가보고 싶고,

오사카는 평소에 갈 수 있는 곳이라 안가봤고,

후쿠오카는 부산 갔을 때, 늘 2박 3일로 배타고 다녀와야지 하면서,

매번 일이 생겨서, 서울로 그냥 올라와버려서 못갔다.


그런데, 또 지금 일본은 서울 비슷하게 들끓고 있고,

폭염이 이어지고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수준이라,

가서 고생을 많이 할 것 같다.


북해도는 날씨가 시원해서 괜찮고,

오키나와는 차를 렌트할테니 괜찮을테고,


그치만, 후쿠오카와 혼슈섬을 신칸센과 대중교통으로 여행하는,

2~3주는, 정말정말 더위와의 전쟁이지 않을까 싶다.


그냥 북해도에서만 한 달 살이를 해볼까? 하는 생각이 있지만,

삿포로는 2~3일이면 다 돌아볼 정도로 작고,

하코타테, 오타루, 왓카나이, 비에이-후라노까지 다녀온다고 해도,

2주면 넉넉한 일정인 것을,


물론 사는 것과 여행은 다르지만,

뉴욕에서 2주를 보낼 때를 기억해보면,

점점 할 것이 없어지다보니, 뉴욕이 지루해졌던 경험이 있는지라,

무엇이 더 나을런지.


오쿠다히데오와 무라카미하루키 책들을,

가져가서 읽고, 그 배경들을 느끼고,


일본어 단어책과 간단한 회화책들을 갖고가서,

최소한 여행 회화 정도는 할 수 있을 정도로,

1달 정도의 짧은 유학(?)을 하고 온다면,

나름 의미도 생기지 않을런지?


일본은 여행하기에 영어가 1도 안통해서,

좀 더 깊은 일본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일본어를 배워야 한다만, 이번 기회에?


담쟁이넝쿨


옥탑방은 하루 종일 덥다.

해가 동쪽에서 떠오를 때부터,

서쪽 노을 뒤로 해가 넘어갈 때까지,

하루 종일 볕을 스몄다가,

해가 지고 나면, 그 열기를 뿜어내기 때문에,

해가 진다고해서 더위가 끝나는게 아니다.


차양막이나 천막을 치면,

우리 집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비바람이 불 때 홀라당 날아가버릴 것만 같다.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를 고심하다,

담쟁이넝쿨이 생각났다.


담쟁이 넝쿨이 이 더운 공간을,

뒤덮어버리면, 낮에 드는 볕을 흡수해준다면,

지금보다 5도는 떨어지지 않을까?


생명력이 강하고, 자라는게 눈으로 보일 정도라니,

담쟁이넝쿨을 사다가 집을 덮어버려야겠다.


Posted by Hoil Kwon
신변잡기2018. 7. 18. 10:59

작업실


우박에 찢긴 차양막을

뚫고 들어온 빛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고,


바닥에는

부끄러움이 흐트러져있다.


우린 나란히 앉아

담배 하나를 나눠 피고,


멍하니

습한 공기를 가라앉혔다.


햇살이 붉은 커텐에 부서져

혈액처럼 퍼지고,


스피커에서는

남자인자여자인지 불분명한 목소리가

아쉬움을 달래며.


한여름의 오후가 저물고 있다.

Posted by Hoil Kwon
신변잡기2018. 7. 12. 04:24

우연


얼음처럼 차갑고

겨울처럼 메마르다.


갑자기 사라지고

우연히 나타나고


목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운 거리지만


먼저 살았던 시간의 거리만큼

눈 앞에 너가 멀게만 느껴진다.


연락도 받지 않는 너 때문에

잠들지 못하고,

여러 밤이 흘렀다.


바람은 습하고

밤은 깊어가는데


너는 또 어디론가 사라졌다.


현실


노력으로 극복되지 않는,

철벽같은 구간이 있다.


무엇을 걸어야만,

내가 그 지점을 뛰어 넘을 수 있는걸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일까.

순응하는 것이 맞는건가?


오늘도 생각이 복잡하다.


목격자


사고가 났다.


목격자도 없고,

빛도 없고,

시간도 흐르지 않았다.


멍한 눈빛으로,

무언가가 눈동자를 계속해서 가로질렀다.


너는 어디에,

그리고 나는 어디로.


어둔 밤,

방 안에 빛이 밝다.




Posted by Hoil 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