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2018. 8. 8. 02:24

투팍에게는 슈그나이트가 있었다.


투팍이 감옥에 갇혀있을 당시,

그의 보석금을 대신 내주고,

데스로우 레코드로 투팍을 데려간 것은,

슈그나이트였다.


어제는 개츠비 같은 사람을 만났다.

무엇을 하는 분인지 명함을 받지 않아,

정확하게 파악은 하지 못했는데,


대략적으로 얘기를 통해 들은 것들은,

사업을 여러 번 해오셨고,


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돈이 되는 것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상인의 기질이 출중하신 분 같았다.


거리에서 나고자라,

위험과 기회를 본능적으로 파악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내 블로그 글을 보고,

인스타그램을 찾아내셔서,

DM을 통해 연락을 하시고,


약속을 잡은 당일,

컨디션이 안좋아서 안나가려고 했었는데,

집요하게 계속 연락을 주시던 행동에서,


한 편으로는 성격이 급하시고,

실행력은 화끈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 분 손목에는,

롤렉스 서브마리너가 번쩍이고 있었고,

이레즈미 장르로 추정되는 타투가,

짧은 반팔 소매 밖으로 1인치 정도 삐져나와 있었다.


딱 봐도, 돈이 많은 사람의 인상을 풍겼고,

옆에 있으면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


한 편으로는 한 번도 같이 일해본 적 없는 유형의 사람이라,

두려움과 의구심이 들게 하는 사람의 유형이었다.


어쨋든, 그 분께서는 그 자리에서,

화끈하게 나에게 제안을 하나 하셨고,


나는 잃을 것도 없는 상황이라,

그렇게 오래 주저하지 않고 승낙했다.


그런데 집에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그쪽 분야에 관심을 끈지 50일이 넘어가고,


다시 딥다이빙을 하려니,

의구심만 자꾸 커져가는 느낌이 든다.


다음 번에 다시 만나면,

명함이라도 하나 받고,

사무실도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다.



실행이라는 덕목


내가 중요시 하는 가치 중에,

실행이라는 것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섬세하고 정밀하게 스나이퍼의 마인드로,

한 발 한 발을 적의 이마에 꽂아넣는,

그런 태도를 갖고 최근 몇 년을 살아왔고,


그러다보니,

각이 나오지 않으면 괜히 쐈다가 내 위치만 들키고,

위험해지는 일은 꺼려했다.


"이거 하면 돈 벌 것 같다"

"이런 아이템 있으면 잘 될 것 같다"

"어디가서 한 번 이거 팔아볼까?"


라는 말은,


아는 형들을 만나서 수도 없이 많이 했고,

그 와중에 실행까지 이어진 아이템은,

거의 없다.


그러나 최근 주위에 크게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은 어릴 적부터, 재단을 열심히 하기 보다는,

나가서 시장의 피드백을 받는 것을 여러번 반복해왔다.


그렇게 돈이 벌고 싶다면,

무더운 날 야구장 앞에서 얼음물이라도 팔아보시던가,

졸업식 날 학교 앞에서 꽃다발이라도 팔아보시던가,


손주은 대표의 첫 사업은, 메가스터디가 아니고,

(물론 고액과외로 학생 때부터 개인사업자에 준하는 돈을 버셨지만)

처자식이 있고, 통장에 2만원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친구, 후배들 불러다가,

찬바람 부는 추운 서울대 졸업식날,

커피를 판 것이었다.



면접 실패! 취업은 (못)안한다.


면접에서 탈락했다.

살면서 면접을 봐본 적이 몇 번 없었지만,

채용 면접에서는 유난히 나는 고배를 마신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조직 내에서 잘 어울리며,

얌전히 성실하게 자기 역할을 잘 해주는 그런 사람이 아니고,


평지풍파를 일으키며,

시스템의 변화를 주도하는 유형의 사람이라,

(물론 자기의 역할은 다 하면서)


그런 모습이 내 레쥬메를 봐도,

여기저기서 묻어 나오고,

(근데 채용담당자들 이력서 꼼꼼히 안보는 듯)


면접에서도 딱히 난,

"나 안뽑으면 너가 손해야"

태도를 고수하기 때문에,


어려운 질문에도 상황을 면피하기 위한 답변은 하지 않고,

그저 내 생각에 솔직한 정수를 둔다.


그리고 난 PT울렁증 같은 것이 있는데,

면접도 1:1이 아닌 다수와 함께하면,

괜한 긴장도 되고, 내 모습이 충분히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내 생각을 천천히 글로 써내려갈 때,

다방면으로 뿜어지는 내 정리된 생각들이,

논리정연하게 나타나고,


여러 명의 창업자 분들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써 만났을 때,

내 엣지있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많고,


내 글만 보고도 내가 도무지 누구인지 궁금해서,

다짜고짜 "그런데 뭐하시는 분이세요?" 라고 하는,

중소기업 대표님들의 전화도,

여러번 받아봤다.


그러고 보면,

직원을 뽑는 인터뷰인데,

사업파트너의 태도로 가니까,

내 모습이 안나오는게 당연하다.



가게를 하고 싶지만,

가게와 같이 늙어가는 것은 원하지 않아.


요즘 가게를 하고 싶다는 의욕이 있다. 아마, 골목식당을 보고 불이 붙은 것 같다. 평소 요리에 관심은 있었는데, 점점 국가별 요리를 깊게 파들어가고 있다. 내가 가게들을 평가하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그 기준이 깐깐해지고, 그것을 무기 삼아, 남들보다 훨씬 세심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감이 무의식에 있다.


문제는 가게의 수익성이다. 백종원이 식당경영과 관련된 책에서 말했듯, 가게해서 버는 돈은 '사장의 인건비+은행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투자금에 대한 수익률' 이다. 사장 인건비 300만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문제는 후자다. 은행이자보다 조금 높은 수익률. 10%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까? 1억을 투자했을 때 연 1,000만원의 이익. 고작...?


투입된 금액이 잔고에 다시 현금으로 고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가게와 함께 늙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내 마음은 너무 급하다. 백종원, 열정도, 홍석천, 장진우 등 여러 레스토랑프러너(Restraunt+Entrepreneur)들이 몇 년 걸려서 점포를 많이 늘렸는지는 모르겠으나, 10년을 했을 때 장진우처럼 최소한 '내 거리'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엔 임차보증금만 합쳐도 겐또를 때려보면 택도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어떻게 자금 조달을 했을까?


물론 방법은 있겠지. 하다보면, 또 귀인이 나타나고, 보증금은 2금융권 정도 수익률로 투자해주고, 그러다가 가게 장사도 잘되고 현금흐름이 더 늘어나다보면...? CNP라는 회사를 보면, 현재 가게들이 여러개고 연매출이 200억 정도 나오지만, 시작할 때는 보증금은 투자받아서 했고, 주류 대출로 인테리어를 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해서 못한다' 하기에는 반례가 너무 많은 것이다.



Posted by Hoil 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