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2018. 8. 14. 03:48

2018년 여름, 방구석 영화제 - 일본


갑작스레,

일본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7월 말 부터인가,

훗카이도부터 시작해서,

오키나와까지 일본을 종단하는 여행을 계획하고,


시네마 레시피라는 책을 보고,

일본 영화들이 마음에 들어서,

10편의 일본 영화들을 정주행했다.


음식도 부타동, 오니기리, 돈카츠, 치킨가라아게 등

일본 음식들을 만들어 먹었고,

아직 오차즈케와 일본 카레를 비롯한,

지워지지 않은 음식 리스트가 남아있다.


영화를 보다보니,

일본어들을 어느 정도 알아들어보고자,

버킷리스트에 적혀있던 일본어 공부하기를,

드디어 실행에 옮기기로 했고,


학습보다는 영화를 보며 습득하는 방식으로,

일본어 표현들과 단어들을 알아가다보니,

어느 덧 한글자막과 함께면,

대략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아듣게 됐다.


<남극의 쉐프>

<카모메 식당>

<바닷마을 다이어리>

<하와이언 레시피>

<우리의 계절은>

<목소리의 형태>

<언어의 정원>

<러브레터>

<달팽이식당>

<녹차의 맛>


남극의 쉐프 때문에 치킨가라아게를 먹고,

카모메식당 때문에 오니기리를 먹고,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보며,

가족이 그리워졌고,

하와이언 레시피를 보며,

아름다운 하와이의 풍경을 감상했고,

우리의 계절은을 보며,

그저 미펀이 먹고싶어졌고,

목소리의 형태를 보며,

누군가에게 용서를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생각해보고,

언어의 정원을 보며,

폭발하는 10대의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러브레터를 보며,

나는 지금 누구를 그리워하고 있는지 떠올려보고,

달팽이식당을 보며,

가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조금 더 정리해보고,

녹차의 맛을 보며,

신박한 영화의 스타일을 알게됐다.


2018년의 여름은,

그렇게 흘러흘러흘러흘러 어느 덧 광복절이 코앞이다.



오겡키데스카, 보쿠와 겡키데스.


잘 지내고 있겠지.


소식조차 알 수 없는 사람.

잘 지내고 있으리라고,

믿어야지.


벌써 2년이 흘렀고,

잊지 못하는게,

미련해보이기도 하지만,



그냥.


가끔보다 더 빈번하지만,

매일은 아닌 정도로,

그 사람을 생각하고 떠올리게 된 것은,


아직은 이별하고 보낸 시간보다,

만났던 시간이 더 길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어디서든, 행복하고, 건강하렴.

보쿠에와 겡키데스!




Posted by Hoil 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