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2018. 7. 31. 01:43

제2의 스타일난다


많은 사람들이

제2의 스타일난다가 되기를 바라는,

현실적 욕망이 가득해보인다.


경제신문은 비슷한 사례를 발굴하고 조명해서

꺼져가는 불씨에 기름을 붓고,


일부는 기사를 보고,

또 '누구 하나가 부르주아의 세상으로 떠났구나'하며

아쉬움과 상대적 박탈감의 감정을 뒤섞는다.


누군가는 상대적으로 부자고

대다수는 빈자다.


부자는 빈자들이 놀 때

과감히 리스크를 지고 무언가를 실행했고


빈자들은 그들이 무언가를 실행할 때,

남들과 비슷하게 쉬운 선택을 했거나,


아니면 운이 따라주지 않아,

잘 풀리지 못한 사람들이다.


부자나 빈자나 운이 7할을 작용하기 때문에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모두를 싸잡아 힐난할 수 없다.


Wrong Number


K는 숨이 막혔다.


면접이라니... 

K는 직장의 느낌을 잊은지 오래였다.


예술 관련 일을 하고싶어 했던 K였지만,

도착한 공간이 주는 느낌은 효율화, 최적화에 가까웠다.


눈썹이 짖고 의심이 많아보이며 꼬투리잡기 좋아하는 면접관은,

일관된 무관심을 보여줬고,


인사담당자는 계속해서 좋은 면접 프로세스 인상을 남기기 위해 노력했다.

면접자들의 리뷰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야기를 주도했던 푸근한 곰 같이 생긴 하얀 피부의 면접관은 편안함을 줬다.


K는 '붙는다고 하더라도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서 다시 일하고 회의하고 밥먹고 회식할 생각을 하니 현기증이 날 것만 같았다.

변화된 일상에 적응한다는 것은 현재 편안한 삶을 버려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마주앉은 그들 사이에 무미건조한 이야기가 오가며,

서로의 머리 속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들을 주고 받았지만,


주파수가 잘 잡히지 않는 지역에서 라디오를 튜닝하는 것처럼,

무언가가 자꾸 어긋나는 느낌이었다.



하고 싶은 것


그놈에 지겨운 말,

"좋아하는 일을 하세요"

예나지금이나 조언이랍시고 똑같이 하는 말.


'나도 분명 그런게 있겠지' 라는 생각에,

많은 경험을 위한 시도를 했다.


공부도 하고, 음악 동아리도 해보고,

알바도 다양하게 해봤으며, 회사도 다녔고,

어린 나이에 팀장도 해봤으며, 책도 많이 읽고,

연애도 많이 하고, 술도 많이 마셨고, 클럽과 나이트도 많이 갔다.


아시아, 유럽, 미국 등 비행기도 많이 타고 여행 다녀봤고,

내가 번 돈으로 일 안하고 돈 벌고 싶어서 가게도 차려보고,

화려하게 살아보고 싶어서 중형 독일차도 신차로 질러봤다.


이쁜 여자친구도 만나보고, 배경 좋은 여자애들도 만나보고, 공부잘하는 애도 만나봤다.

그리고 님들한테 말못할 일도 해봤다.


뭘 더 해보고, 더 놀아봐야 내가 하고 싶은게 찾아지는 것인가?


이것저것 더 해보면 딱! 이걸 해야겠다 하고 찾아질 줄 알았지만...


그저 포르쉐 911이 사고싶고,

서래마을에 단독주택 하나 사고싶고,

더 이쁘고 어린 여친, 더 많은 세계여행,

디브릿지에서 돔페리뇽 깔아놓고 생일파티나 해보고 싶어지더라.


이것저것 다 해봤으니 하면서 느꼇던 것들을 정리하고,

머리에 구멍이 뚫리도록 회고를 해봐도, 난 딱히 그런거 없다.


그냥 돈쓰고 노는게 좋다.


그나마 지금까지 안해본 것 중에 더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예술? 페인팅, 드로잉, 디제잉, 모델, 문학


그리고 돈 안되는 내 취향 드러내기 위한 가게 차리기.

...가만보면 난 빈지노가 되고 싶은 것 같기도하다.


Posted by Hoil 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