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2016. 10. 8. 19:57

#신변잡기02. 가을 VIBE


갑작스럽게 찬 공기가 하루가 다르게 더 차가워진다. 지난 달에 어떻게 그랬냐는 듯이 어떤 날을 기점으로 기온은 뚝떨어졌고, 갑작스런 가을의 기습공격에 하나 둘 씩 여러가지 기억들이 끓어오르기 시작. 가을이면 길은 노랗게 물들곤 했다. 은행은 떨어지고 그 역겨운 냄새를 맡으며 염병할 내 신발에는 붙지않기를 바라곤 했음. 가을에 어울리는 향수로 바꿔보기도하고, 사태의 강제가 엄습하여 지난 가을의 기억들이 떠오르기도한다. 지나간 너의 기억들이 떠올라 같이 걸었던 성균관대 뒷산 산책로는 마을버스가 겨우 다닐 정도로 좁은 2차선 꾸불꾸불 언덕길이었는데, 그 길을 걸으며 난 너에게 얘기를 했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Five Star Brewing 카페는 여전히 그대로고, 그곳을 아주 가끔가다 지날 때면 괜히 한 번 너를 상기시킨다. 경리단에도 자주 갔었는데, 처음에 너는 왜 녹사평으로 오라그러냐며 주변의 친구들 조차 의아하게 생각했다고는 했고, 거기에 뭐가 있는지 전혀 모른다고 했다. 조금 탄 브라우니를 발렌타인 선물로 받았던 베를린도 그대로. 어딜 가나 기억이 찾아오는 그런 가을 날들. 그러고보니 ICN에서는 딱히 너를 떠올릴 기억이 없는 것 같고, 온통 백지의 기억 조각들이다.

Posted by Hoil Kwon